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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내가 느끼는 영국
출처: http://www.core77.com/blog/object_culture/british_irony_10573.asp


국에서 지내기 전까지는 영국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긍정적'이라는 단어의 뜻으로는 '신사답고', '선진국다우며', '우리나라보다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달이 조금 넘게 지내본 영국에서 그런 이미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혹자는 '네가 얼마나 있어서 그런걸 알 수 있겠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말에는 당연히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 느낀 단편적인 것들을 통해서 얻을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느낌 또한 (아니 모든 개인이 느끼는 느낌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몇몇 주위 사람의 동의를 얻기는 했지만 말이다. 

영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한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 유산들 때문이다. 지난 세월동안 세계를 주름 잡았던 이들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른 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문화적으로도 긴 시간동안 축적되어 온 것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이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흔적과 그 속의 문화적 특별함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이것은 사실 어떤 나라, 문화든 같겠지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현재'다. 그렇다면 현재의 영국은 어떤 모습일까? '자긍심'의 나라 영국. 지지 않는 해라 불리는 영국에서 내가 느낀 것은 이렇다.

지금의 영국은 경제적으로 못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양한 뉴스를 통해서 이미 이런 것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신문 기사에서는 영국의 경제적 위협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실상 유럽 전체의 가장 위험한 뇌관은 영국이다.'

이런 표현은 조금은 과한 것일 수 있겠지만 결코 과장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영국 사람들도 자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듯 하다. 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전에는 영국의 여왕 대외적인 활동을 위해서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을 긍정적인 쪽으로 바라 보았지만 요즘은 그런 활동에 지출되는 자신들의 재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비판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지금의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여왕은 이들에게 있어서 매우 상징적인 존재고 영국의 자긍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자긍심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왕의 활동도 비판 받아 마땅하다면 비판하여야 하고 그도 사려깊게 행동해야 한다. (실제 여왕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상징적인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긍심은 지금의 그들이 만든 것은 아니다. 이는 이어 받은 것이다. 내가 느끼는 현재의 영국은 전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늙어 빠져 '왕년에는 내가 이랬다고!' 라며 지난 일만 되뇌는 보기 안 좋은 꼴을 하고 있다. 지금 그들이 가진 자긍심은 핵심 없는 겉껍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는 대단한 흐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적어도 그렇다면 내가 만나는 영국 사람들로 부터 그런 느낌을 받을 수는 있어야 할 것이지 않는가. 하지만 현재의 젊은 영국 대학생들에게서 밝은 미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차라리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의 눈에서 그것을 찾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이들이 노는 문화 혹은 학교 생활과 같은 것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가 느낀 이들은 권태로움에 빠져있고, 겉멋에 젓어 있으며 현재만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항상 현재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를 살 수 있게 하는 실질적 원동력은 미래라는 목표에 있다고 본다. 이들에게서는 그 원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단편적인 예로 미국과 비교하자면 미국이 대단하다고 밖에 느낄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기본적인 사회 규범에 있다. 정말 다인종이 모여 살고 있지만 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그런 복잡한 사회가 잘 운영되고 있다. 지키지 않아도 별 무리가 없을 듯 한 사회적 약속을 그들은 자연스럽게 따른다. 이런 것이 사회를 유지 하고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큰 힘이라고 본다. 장유유서와 같은 것은 없을지언정 우리나라보다 더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 드리거나 도움을 준다.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기본적인 약속 때문이다. 영국도 이런 것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느끼기에도 아주 미미할 정도로 남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그 같지도 않은 '자긍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Q3 경제성장 0.8%가 예상보다 2배가 높다고 자축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지 않는 해. 지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태양의 소멸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으면 좋겠다. 


"Getting a grip!"




Jeonghwa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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